90년대에는 쿨, 룰라, 코요태 등 혼성그룹이 가요계를 이끌었지만 현재는 아이돌 단일 성별 그룹이 주류가 됐어요. 혼성그룹은 콘셉트 부여의 어려움이 있지만 카드(KARD) 같은 신예들이 다시 도전하며 세기말 감성을 이어가고 있어요.
영화 와일드 씽이 불러일으킨 혼성그룹 향수
영화 와일드 씽이 화제예요.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이 혼성그룹으로 변신하는 설정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올라요. 저런 세기말 감성의 혼성그룹이 지금 실제로 데뷔한다면 과연 통할까요?
90년대 말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 시절 가요계의 주역들을 금방 떠올릴 수 있어요. 쿨, 룰라, 코요태 같은 혼성그룹들은 당시 가요 차트를 제패하며 젊은 세대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죠. 파격적인 패션, 시원한 댄스곡, 남녀가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는 그 시절만의 독특한 매력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의 K-팝 시장에서는 그런 혼성그룹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요. 왜 그런 변화가 생겼는지, 그리고 세기말 감성이 지금도 통할 수 있는지 살펴볼게요.
90년대 혼성그룹 전성기 쿨 룰라 코요태가 대세였던 이유
1990년대 가요계는 혼성그룹의 전성기였어요. 쿨(Cool)은 여름을 대표하는 그룹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시원하고 익살스러운 퍼포먼스로 팬들을 사로잡았어요. 94년에 데뷔한 룰라도 쿨과 함께 혼성그룹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했고, 코요태 역시 꾸준히 가요계 상위권을 유지했죠.
그 시절에는 단순히 인기 있는 그룹을 넘어 국민 가수라 불릴 만한 존재들이 여럿 있었어요. 쿨, 룰라, 코요태는 특정 팬층만이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폭넓게 사랑받았는데, 이것이 단일 성별 그룹과는 다른 혼성그룹만의 강점이었어요. 남녀 보컬이 번갈아 가며 부르는 가사, 다양한 캐릭터가 공존하는 무대 구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거든요.
비슷한 시기, 영국 BBC가 제작한 텔레토비도 혼성 캐릭터 그룹으로서 엄청난 기록을 세웠어요. 국내 최고시청률 17%를 돌파했고, 광고는 100% 완판됐으며, 영국 싱글차트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어요. 아일랜드 싱글차트 2위, 네덜란드 13위에도 이름을 올렸죠. 이처럼 90년대는 혼성 편성이 오히려 더 넓은 대중을 끌어당기는 무기가 됐던 시대였어요.
혼성그룹이 사라진 이유 콘셉트의 한계와 시장 변화
그런데 2000년대 이후로는 혼성그룹을 찾아보기 어려워졌어요. 남녀공학, 써니힐 같은 혼성 그룹이 간간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90년대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왜 이런 변화가 생긴 걸까요?
가요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로 혼성그룹은 콘셉트를 부여하기가 애매하다는 점을 꼽아요. K-팝 시장이 점점 팬덤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아이돌 그룹들은 각자 뚜렷한 타깃층과 콘셉트를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됐어요. 남성 그룹은 여성 팬을 겨냥하고, 여성 그룹은 남성 팬과 여성 팬 모두를 겨냥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남녀가 함께하는 혼성 구성은 오히려 타깃이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생긴 거예요.
세기말 이후 국민가수라는 개념 자체도 점점 사라지는 추세예요. 모든 사람이 고르게 좋아하는 스타보다는, 특정 팬덤이 열렬히 사랑하는 아이돌이 더 강한 상업적 힘을 발휘하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에요.
다시 돌아온 혼성그룹들 재결성과 새로운 도전
그럼에도 혼성그룹의 명맥은 완전히 끊기지 않았어요. 오히려 한동안 공백이 있었던 만큼, 다시 등장했을 때 더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어요.
쿨은 정규 11집을 발표하며 타이틀곡 보고보고로 재활동을 알렸어요. 푸껫에서 촬영한 재킷과 뮤직비디오가 특유의 시원함을 더했다는 평을 받았죠. 룰라는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무려 해체 12년 만에 재결성하는 감격적인 행보를 보였어요.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서 컴백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고잉고잉, 댄스댄스, 가고 싶어 등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댄스곡들로 구성된 앨범을 내놨어요.
신예 그룹들도 혼성 편성에 도전했어요. 에이트(8eight)는 심장이 없어, 잘가요 내 사랑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혼성그룹의 명맥을 이었고, 카드(KARD)는 데뷔 앨범 Hola Hola의 쇼케이스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며 혼성그룹의 새 가능성을 보여줬어요. 카드의 데뷔는 오랫동안 보기 어려웠던 혼성그룹 형태를 다시 대중 앞에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어요. 자자도 리메이크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들고 가요계 도전에 나섰죠.
세기말 감성이 지금도 통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게리골드스미스의 제작자 강인석 대표는 혼성그룹은 남성이나 여성 그룹의 단조로움을 보완하고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어요. 실제로 혼성그룹은 단일 성별 그룹이 줄 수 없는 독특한 케미와 무대 다양성을 제공해요. 남성 보컬과 여성 보컬의 조화, 서로 다른 매력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있거든요.
영화 와일드 씽처럼 대중이 세기말 감성을 다시 소비하고 싶어 한다는 신호는 분명해요. 레트로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90년대 혼성그룹 특유의 자유롭고 경계 없는 분위기는 오히려 지금 세대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어요. 다만 단순히 옛날 감성을 복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현재 K-팝 소비 방식에 맞는 팬 소통 전략과 뚜렷한 음악적 색깔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분석이 많아요. 혼성그룹 특유의 다양한 매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면서, 현재 팬덤 문화와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자주 묻는 질문
가요계 관계자들은 혼성그룹은 남성 또는 여성 단일 그룹과 달리 콘셉트를 부여하기가 애매하다고 말해요. 현재 K-팝 시장이 팬덤 중심의 단일 성별 아이돌 그룹에 최적화돼 있어서 혼성그룹이 설 자리가 좁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예요.
네, 룰라는 데뷔 15주년을 맞아 해체 12년 만에 재결성해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서 컴백 무대를 가졌어요. 쿨도 정규 11집을 발표하며 타이틀곡 보고보고로 활동을 재개한 바 있어요.
카드(KARD)는 국내 신인 혼성그룹으로,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데뷔 앨범 Hola Hola의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데뷔했어요. 남녀 멤버가 함께하는 혼성 편성으로 기존 아이돌 그룹과는 다른 매력을 선보였어요.
세기말 감성이란 1990년대 말 밀레니엄을 앞두고 유행했던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과 음악을 뜻해요. 쿨 룰라 같은 혼성그룹의 댄스곡, 독특한 패션, 그리고 남녀가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 구성이 특징이었어요.